길 복순: 암살자와 엄마의 이중생활 서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 복순>은 단순한 액션물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한국형 여성 액션의 진화이자, ‘일상’과 ‘극단’을 동시에 살아가는 한 여성의 내면을 그려낸 심리 드라마입니다. 주인공 복순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청부 살인자이면서 동시에 한 아이의 엄마입니다. 이중생활을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살인자’라는 극단적인 직업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인 갈등과 모성의 본질을 묻습니다. 암살자 복순, 냉철한 프로페셔널 복순(전도연 분)은 K-컴퍼니라는 킬러 조직에 소속된 전설적인 킬러입니다. ‘실패 없는 타겟 처리’로 이름난 그녀는 모든 킬 미션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조직 내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칼처럼 정확한 판단력, 강력한 체력, 감정 없는 눈빛까지. 그녀는 타인의 생사를 가르는 순간조차 흔들리지 않는 훈련된 프로입니다. 하지만 이 냉혹함은 단지 직업적 능력일 뿐, 복순이라는 인물이 가진 본질은 단순히 ‘살인기계’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녀는 철저하게 이성과 임무로 무장한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움직일 뿐, 쾌락이나 폭력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녀의 냉정함은 삶을 지키는 수단이지, 본성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엄마 복순, 딸을 향한 흔들리는 마음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복순이 단순히 ‘암살자’가 아닌, 사춘기 딸을 둔 ‘엄마’라는 점입니다. 복순은 딸 재영에게 자신이 킬러라는 사실을 숨기고, ‘해외 출장 잦은 마케팅 팀장’으로 살아갑니다. 그녀는 매일 도시락을 싸주고, 딸의 말에 귀 기울이려 애씁니다. 하지만 진실을 숨기는 관계는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사춘기를 지나며 점점 엄마와 거리를 두는 재영의 행동은 복순에게 혼란을 줍니다. 어떤 폭력보다 복순을 무너뜨리는 건, 딸이 보내는 차가운 시선과 무관심입니다. 이는 직업적 위협이 아닌, 인간적인 무력감이며, 이 지점에서 복순의 감정은 극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조직과의 충돌, 그리고 선택의 기로 복순은 어느 날 조직이 내린 중요한 미션을 고의로 ...